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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stalgia
Suki Waterhouse · Nostalgia · Song ·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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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에 앞서 내가 언급할 모든 직업에 대해 폄하할 의도가 없음을 밝힌다.
이제는 정말 회사를 다니고싶지가 않다. 으레 직장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퇴사하고 싶다는 입버릇 같은게 아니다.
애초에 나는 이런 조직 생활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책임 전가, 헐뜯기, 안면몰수 같은 관료제적 스킬이 내게는 부족하다. 이런 스킬이 출중한 사람들이 주로 회사를 오래 잘 다닌다. 조용히 내 일만 하고 집에 갈 수 있는 회사란 없다.
내가 하고싶은건 정반대의 일이다. 오늘치 주어진 일을 하고 나서 정해진 시간에 집에 가는 일. 일주일 뒤, 혹은 먼 미래에 대한 계획같은건 없어도 되는 일. 오늘 주어진 일만 다 해내면 더 이상 어떤 책임도 질 필요가 없는 일.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이 가진 고충은 쉽게 떠오르지 않지만, 내 것이 아닌 일에 대해 1년치 3년치를 플랜하고 책임져야하는 지금의 직업보다는 훨씬 좋을 것 같다는 선망이 든다.
보통은 반대의 사유로 이직을 한다. 예를들어 광고 대행사나 제조사에서 브랜드사로 가서 나의 일을 꾸려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그런 사람들도 겪어보지 못한걸 선망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국 내 일이란건 다 허상임을 이제는 알고 있다. 내 사업이 아니고 노동자인 이상 무슨 일을 하든 다 똑같다. 노동에 있어서 뭘 더 하고싶다고 꿈을 꾸고 희망하는 것 자체가 이상스러워 보인다. 면접 질문에 누가 그런걸 묻기라도 하면 우습기 짝이없다. 저는 노동의 꿈을 꾸지 않아요.
업무에서 오는 보람이나 재미를 상쇄하고도 남는 스트레스가 매일 나를 짓누른다. 별 것도 아닌 일들에 대한 정치질, 험담, 깎아내리기, 나아가서는 무시와 경멸도 흔한 일이다. 나를 약간이라도 대체할 수 있는 사람을 전혀 뽑아주지 않아 휴일에도 연락이 쏟아진다. 말할줄도 모르는 언어로 답장을 하고있으면 내가 뭘하고있는지 황망해진다.
나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모든걸 휙 넘겨버릴 수 있는 사람은 못되기 때문에, 무시와 경멸은 물론 깎아내리기, 험담, 정치질까지 모두 눈에 담는다. 사람이 징그럽다.